택배업계 경쟁 속 안전관리 도마 위로

올해 택배업계 화두인 주 7일 배송으로 소비자들 서비스 경험 평가는 올라갔을지 모르나, 택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안전은 위협을 받고 있다. 업계 1, 2위 쿠팡로지스틱스(쿠팡)와 CJ대한통운에서 잇따라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은 뒷전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쿠팡에 택배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부터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과 마찬가지로 주 7일 배송을 시행한 CJ대한통운에 이어 다른 택배 업체까지 속속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주 7일 배송은 트렌드가 됐다.

CJ대한통운 택배차량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택배차량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다만 시행 초기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택배 기사들은 주 7일 배송으로 업무가 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택배 기사 처우 개선 등을 약속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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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도 주 7일 도입 이후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경기 광주시 CJ대한통운 곤지암 물류센터 하차장에서 70대 택배 차량 운전자가 후진하던 트럭과 벽 사이에 낀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CJ대한통운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자회사 퇴직금 미지급’ 관련 수사 축소 의혹으로 논란이 된 쿠팡도 택배 기사 사망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진보당 정혜경 의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앞둔 1일 쿠팡 대구 영업점의 40대 배송기사가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나흘 뒤 사망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쿠팡 물류센터 [사진=뉴스워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쿠팡 물류센터 [사진=뉴스워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배송 물품 스캔 시작 전 분류작업 시간과 프레시백 해체·반납시간이 노동시간에 빠져있다”며 “해당 작업시간을 더하면 과로사 인정 기준인 주 60시간이 넘고 뇌출혈과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은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이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지난 8월에도 물류센터 냉동창고에서 일하던 직원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잦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심지어 쿠팡은 타 택배 회사와 달리 ‘택배 없는 날’을 진행하지 않아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쿠팡은 매일 전체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 중 휴무를 취하는 기사 비율이 30%를 넘고, 그 수가 6000명 이상에 달한다고 해명했다. 평일과 주말 가리지 않고 날마다 전체 위탁배송기사 3명 중 1명은 휴무라는 쿠팡은 사실상 업계에 자리 잡은 ‘택배 없는 날’을 매일 시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회사 입장에도 사고가 이어지면서 업체들이 택배 배송 기사들의 안전 문제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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