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은 체포된 당일 호송도중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유정은 아버지가 “유정아 왜 그랬냐. 거기(감옥) 가면 편하겠냐”고 묻자,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다. (감옥 가면) 괴롭히는 사람은 없겠지. 있을까?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유정은 가족, 친구, 세상 사람들 모두가 본인을 괴롭힌다고...본문 중에서
정유정은 체포된 당일 호송도중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유정은 아버지가 “유정아 왜 그랬냐. 거기(감옥) 가면 편하겠냐”고 묻자,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다. (감옥 가면) 괴롭히는 사람은 없겠지. 있을까?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유정은 가족, 친구, 세상 사람들 모두가 본인을 괴롭힌다고...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13차례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유정의 반성문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지법 형사6부 재판장인 김태업 부장판사는 다른 사건의 결심공판에 출석한 피고인 A씨의 잦은 반성문 제출과 함께 정유정 사건을 같이 언급했다. 반성문을 제출하게 될 경우, 재판 시 양형을 정할 때 감경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은 반성문을 쓰기도 한다. 이를 작성한다고 해서 반드시 선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건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판사는 정유정도 (피고인 A처럼) 계속해서 반성문을 써내고 있지만 그게 반성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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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판사는 본인이 생각하는 걸 표현하는 것까지 좋다. 반성문은 본인의 처한 상황을 되돌아보고 뭐가 잘못됐는지, 본인의 심정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겠다는 내용들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재판부에 그걸(반성문)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정, 재판부가 반성문 다 읽어볼까 의구심 품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 정유정은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둔 지난 77일부터 최근까지 3달간 13번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판사의 지적을 미루어 볼 때, 반성문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정유정 본인 스스로가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향후 생활 계획 등도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유정은 첫 반성문에서 판사가 제대로 읽어볼지에 대한 부분에 의구심을 품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김 부장판사는 본인의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할아버지와 가족사항,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등을 제출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반성문을 제출하면 판사가 반성문을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면서 본인이 써낼 게 있다면 어떤 것이든지 써내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지난 5월 온라인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을 한 산책로로 유인해 살해하려다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등의 이유로 예비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앱 채팅을 통해 10대인 남학생을 유인하려 했으나 의심을 품은 남학생이 약속 장소로 나오지 않아 예비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언론에 심정 담긴 편지 보내기도유족들 2차 피해 지적 나와


한편 지난 3JTBC가 공개한 악인취재기영상에는 정유정이 취재진에 보내온 구구절절한 심정이 담긴 편지 내용이 보도됐다.

영상에 따르면 정유정은 체포된 당일 호송도중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유정은 아버지가 유정아 왜 그랬냐. 거기(감옥) 가면 편하겠냐고 묻자,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다. (감옥 가면) 괴롭히는 사람은 없겠지. 있을까?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유정은 가족, 친구, 세상 사람들 모두가 본인을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유정은 지난달 취재진에게 편지를 보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공판기일 날 기자님들이 너무 많이 와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그만큼 저의 죄가 중하다는 생각에 지금은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JTBC에 편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도 제가 자주 보는 채널이기도 했고 탐사보도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렇지만 기자님께서 저에 대해 많이 궁금하신 점들도 있고 회신도 받지 못하시다 보니 할아버지가 거주하시는 집 앞으로 자주 찾아오시고 아버지 회사까지 미행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공소장에서 의붓할머니가 자신을 오래 학대해 트라우마가 생겨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제가 당했던 학대들은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해서 증거가 없다면서 탐사보도에 제가 어떤 일을 겪었다고 말한들 설득력과 증명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래도 저에 대해 어떤 부분이 궁금하신지 해서 답장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유정이 취재진에게 편지를 보낸 것을 두고 유족들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의 편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여론전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지난달 첫 공판에서 계획적 범행을 인정한 정유정은 오는 16일 두 번째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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