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곳곳의 내부 거래로 덩치 커진 에코프로그룹,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나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세 곳의 상장사와 23개의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다. 최근 에코프로비엠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단기차입금/자본총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가운데 3분기 잠정 실적이 크게 떨어지고 실적 부진이 계속될 수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한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의 내부거래가 앞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관해서도 단시간 내에 덩치가 커진 에코프로그룹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에코프로비엠 실적 부진 전망.. 늘어나는 차입금 규모 감당할 수 있을까
에코프로비엠은 2020년 단기차입금 약 600억원, 장기차입금 약 1243억원으로 총차입금 약 1843억원을 보유했다. 이듬해가 되자 총 차입금이 약 4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48.8%나 증가했다. 2022년이 되자 단기차입금 약 6319억원, 장기차입금 약 3133억원으로 총차입금이 약 9452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106.2%나 커졌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는 단기차입금 약 1조2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94.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기차입금도 소폭 늘며 총차입금이 동기간 70.7%가량 더 많아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약 125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됐으나 1년 후 상황이 바뀌었다. 2021년에는 약 1009억원 정도의 현금이 영업활동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에서는 약 2373억원이 유출됐으며 재무활동을 통해서는 약 3836억원이 유입됐다. 즉 당해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적자를 재무활동에서 유입된 돈으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영업활동에서 약 2413억원, 투자활동에서 약 5347억원이 빠져 나간 반면 재무활동에서는 약 9932억원의 현금이 들어왔다. 갈수록 영업활동에서의 현금 유출액은 더 커지고 재무활동에서의 현금 유입액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차입금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자본총계 대비 단기 차입금 혹은 총차입금의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있다.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2020년 12.8%에 불과했으나 2021년이 되자 44.5%로 급등하기 시작했으며 2022년에는 42.5%로 대략 2% 포인트 소폭 감소했으나 2023년 2분기가 되자 73.5%로 6개월 만에 무려 31.1% 포인트나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증가는 곧 금융원가 중 이자비용의 부담을 증폭시켜 왔다. 2020년 약 43억원, 2021년 약 45억원 수준이었던 이자비용은 2022년 약 224억원 정도로 약 5배 정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의 이자비용은 약 239억원이 발생했는데 전년 상반기 이자비용이 약 81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율만 193.7%에 달한다. 이는 이자비용 가중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이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당기 매출액은 약 1조80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기 67.6%나 감소했다. 전해진 실적 급락 소식에 이어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양극재 산업의 실적 부진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일부 전망 속에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현재까지는 영업이익 등으로 이자 비용을 낼 여력이 충분하나 미래의 실적에 따라서 불어난 차입금이 또 다른 골칫거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에코프로그룹 내 곳곳의 내부거래.. 기업공개 등 차질 빚어질까
국내 최대 전구체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업공개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이곳은 이동채 전 회장의 징역형 선고 등 악재와 더불어 높은 수준의 내부거래로 인해 기업공개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내부거래 비율(내부거래액/총매출액)은 2020년 100%, 2021년 99.7%, 2022년 93.4%에 달하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 등과의 거래가 매출 전부를 구성하고 있어 향후 그 성장 가치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 기업공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그 종속기업은 2016년 5월 1일을 분할기일로 해 2차 전지소재 사업부문이 분할돼 신설된 법인인 에코프로는 2차 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종속기업과 매출 등의 내부거래를 이어 왔는데 그 수준이 낮지 않다. 매출액, 기타수익, 금융수익의 합계액 중 종속회사와의 매출 등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20.1%, 2021년 20.4%에서 2022년 90.2%, 2023년 2분기 94.1%였다.
이처럼 종속기업과의 매출 등과의 거래 규모가 영업수익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에코프로를 통해 이동채 전 회장과 자녀 이승환 상무 등이 지분 소유한 가족 회사인 이룸티엔씨(현 데이지파트너스) 등은 상당한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가령 이 전 회장은 2020년 약 8억5095만원, 2021년 약 20억5376만원, 2022년 약 24억3585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2020년부터 3년 동안 매출액이 0원이었던 데이지파트너스도 총 15억원 이상의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전 회장의 동생 이선이 TTC에듀 대표의 배당 수익도 3년 간 약 4억원 이상이었다.
이 전 회장은 2020년 급여 약 10억1500만원, 상여 약 2억1400만원으로 총 12억 2900만원, 2021년 급여 약 10억6200만원, 상여 약 3억6200만원으로 총 14억2400만원을 받았다. 2022년에는 내부자 거래 의혹 제기 등의 악재로 대표 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지난해 그의 급여는 약 3억700만원, 상여 약 2억8800만원으로 당해 연봉만 5억원 이상을 넘어섰다. 조직 개편을 사유로 내세워 대표 이사를 내려놨지만 오직 이 전 회장의 연봉(퇴직 소득 제외)만이 5억원 이상의 공시 대상이었다.
올해 1월부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주목을 이끈 에코프로그룹은 화재 사고와 이동채 전 회장의 내부자 거래로 인한 징역형 등의 사법 리스크 등이 연이어 일어나며 위기와 직면했다. 이 와중에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영업이익이 떨어지며 눈덩이처럼 불어난 차입금 규모도 또 다른 문제가 될 위험도 있다. 더불어 기업공개에 도전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상장사 에코프로 등에서 발견된 내부거래도 덩치가 커진 에코프로그룹에 새로운 과제로 떠안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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