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넥슨과 크래프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사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실적 발표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게임사는 넥슨이다. 19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넥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4234억엔(3조9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3537억엔(3조3946억원) 대비 2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47억엔(1조2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37억엔(9952억원) 대비 30% 증가했다.
넥슨의 지난해 호실적은 ‘FC온라인’, ‘FC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블루아카이브’ 등의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호조와 더불어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메이플스토리M(중국)’ 등 신작의 흥행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중국 게임 시장에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은 출시 한 달여 만에 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하반기 넥슨의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배틀그라운드’의 장기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1조9106억원의 매출과 76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2.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서비스 재개 이후 트래픽과 매출이 빠르게 회복된 점이 지난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해 흥행 신작 ‘P의거짓’을 출시한 네오위즈 또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네오위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36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17억원·46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252% 급증했다. 특히 출시 한 달여 만에 100만 장의 판매량을 올린 P의 거짓이 하반기 실적을 견인했다.
넷마블과 컴투스홀딩스 등은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나, 적자 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따르면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5014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69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7억원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흥행 성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4분기에는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컴투스홀딩스 또한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컴투스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4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40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나, 전년 동기 264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신작 ‘제노니아’의 성과로 인해 게임 사업 부문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관계기업 투자손실의 증가로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반면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웹젠, 컴투스,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등 주요 상장 게임사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조7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 IP인 리니지 기반 게임의 매출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12월 출시한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성과 또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7% 감소했다. 캐시카우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골프 및 스포츠, 레저 등을 포함한 비게임 부문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위메이드와 컴투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자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125억원으로 전년 동기 849억원 대비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해 신작 ‘나이트크로우’의 국내 성과와 미르의 전설 2·3 중국 라이선스 계약 등으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으나, 영업비용이 같이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한 것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비게임 부문의 성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컴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7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컴투스의 실적 부진은 미디어 사업 부문의 성과 부진에서 비롯됐다. 미디어 사업 계열사 위지웍스튜디오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마이뮤직테이스트 등의 계열사 또한 별다른 실적 기여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복수의 신작을 출시한 웹젠과 데브시스터즈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웹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1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9% 감소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매출 1611억원과 영업손실 4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신작 부재가 이어지는 펄어비스는 지난해 3335억원의 매출과 1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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