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호식이방지법 제정에도 요식업계 오너 일탈 계속

잊힐 만하면 벌어지는 요식업계 오너리스크가 또 터졌다. 30년이 넘은 김밥 업체 김가네 김용만 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13일 김용만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준강간치상 및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용만 김가네 회장 [사진=김가네 홈페이지 캡처]
김용만 김가네 회장 [사진=김가네 홈페이지 캡처]

김 회장은 작년 9월 회식 자리에서 피해 여성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근처 모텔로 옮긴 뒤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저항하지 못하는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강간·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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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이후에도 A씨에게 지속적인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사건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제시하며 회유했고, A씨는 실직을 우려해 합의에 응했다고 전해졌다. 이후 이런 사실이 퍼지자 A씨는 1년 여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요식업계 오너의 일탈은 가맹점주에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재발 방지가 중요하지만 비슷한 상황은 계속돼 왔다. 정치권이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 피해를 가맹본부에서 배상하는 일명 호식이방지법을 만들게 한 호식이두마리치킨이 대표적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은 지난 2017년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한 뒤 무죄를 주장했으나 2019년 유죄가 입증됐다. 당시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이 퍼져 가맹점들이 큰 피해를 봤다. 실제 2017년,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전월 대비 가맹점당 20~40%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도미노피자, 피자헛과 3대 피자로 통한 미스터피자 역시 오너리스크로 휘청거렸다. 정우현 전 회장이 60대 경비원에 대한 폭행·욕설 및 동생 회사를 치즈 공급과정에 끼워 넣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때문에 미스터피자는 한때 상장폐지 위기를 경험했다.

김가네를 비롯한 주요 김밥 프랜차이즈(김밥천국, 김밥나라)들은 최근 잇따라 매장 수를 줄이고 있으며, 매출 역시 하락세다. 김밥 가격이 계속 올라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가네로서는 오너리스크와 손님 감소라는 악재가 겹친 셈이다.

한편, 김용만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8월 사내이사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가네는 이번 오너리스크 관련 입장을 따로 내놓지 않고 있으며, 연락 또한 닿지 않았다.

김가네 로고 [사진=김가네]
김가네 로고 [사진=김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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