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은 이전 정부에서 꾸준히 주장했듯 정부의 구체적인 사과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그간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며 의정 갈등 초기에 정부가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막고 무리한 행정명령을 강행한 것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6/382143_404128_3929.jpg)
2024년 2월 20일, 대한민국 전국 대학 병원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병원 현장을 떠나는 사상 초유의 의정 갈등이 이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끌던 지난 정부는 1년 넘게 초기에 제시한 의대 정원 2,000명 증가를 고수하며 갈등이 장기화 되었다.
하지만 지난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1년 6개월 가량 이어진 의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협상의 주체가 되는 정부의 정책이 달라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실제 지금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9일 비공개 면담을 가지면서 의정 갈등의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사과가 우선이라는 ‘의협’
지난 9일 오후 2시, 김택우 의협 회장과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강선우 복지위 민주당 간사 등 민주당 복지위 위원들이 국회에서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의협 측은 따로 의제를 정해두지 않은 비공개 면담이었기에 구체적인 의정 갈등 해법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그간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의 입장 차를 명확히 하며 논의조차 나서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개선될 여지가 분명히 보이는 행보였다.
의협은 이전 정부에서 꾸준히 주장했듯 정부의 구체적인 사과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그간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하며 의정 갈등 초기에 정부가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막고 무리한 행정명령을 강행한 것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올해 1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피력한 바 있지만 의협은 보다 구체적인 사과가 먼저 이어져야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이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료계에서도 현실적인 요구안 내놔야
민주당 측은 의협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의료계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효성이 있는 요구안을 내야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전국 70여개 수련병원 대표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총 7가지 요구안을 내놓았다.
첫 번째,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
두 번째,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증원과 감원을 같이 논할 것,
세 번째, 수련 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네 번째, 불가항력의 의료 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의 제시,
다섯 번째,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의 개선,
여섯 번째, 전공의를 겁박하는 부당한 명령의 전면 철회 및 정식적인 사과,
일곱 번째,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폐지하여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금지 조항의 준수 등이 그것이다.
민주당은 이 일곱가지 요구안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하며 의료 개혁을 비롯한 국민 열망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어느 정도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 의협은 비공개 면담을 마치며 향후 복지부·교육부 장관에 대한 인선이 확정되면 더욱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당시, “그동안 위협받았던 국민건강이 다시 안전히 지켜지는 시스템으로 조속히 복원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새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5일에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성명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의정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의정 갈등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의협과의 면담을 주선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의정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는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년 반 가까이, 무리한 의료 개혁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의료 시스템의 공백을 경험해야 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내일을 위해, 하루 빨리 의정 갈등이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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