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포스터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포스터

지난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라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44,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된 후, 재판 일정 외에 윤 전 대통령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이날 행보는 공식적으로 공지되지 않다가 오전에 SNS 등을 통해 알려졌다. 상영관 앞에 도열해 있던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너만 몰라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풍선을 흔들며 윤 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영화를 제작한 이영돈 PD, 제작자인 전한길씨와 함께 영화를 감상한 윤 전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행보의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특별한 입장표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후, 함께 영화를 감상한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이 영화의 내용에 대해 공감하며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당혹스러운 국민의힘


대선을 2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협의되지 않은 공식 일정으로 부정선거 관련 영화 관람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국민의힘 신동욱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 단장은 이날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답했지만, 국민의힘 인사들은 SNS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 소식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제발 윤석열 다시 구속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우리 당이 살고 보수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재구속만이 답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윤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제1호 선거운동원을 자청하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고, 한동훈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윤어게인, 자통당, 우공당,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탈당했기에 당과 관련없는 분이라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자중하고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도 질문이 쏟아졌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MBN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한국발송기자클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토론자로 나선 정하석 SBS논설위원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 후보는 영화를 못 봐서 부정선거에 대해 어떤 내용이 담긴 영화인지 모르겠다고 답하면서도 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어떤 경우든지 유권자 중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며 부정선거 주장에 힘을 실었다.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부정선거를 테마로 한 영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겼는데, 이를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관람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21일 개봉한 이영돈 PD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의 유튜브에 따르면 이 영화는 12.3 비상계엄 이후, 부정선거에 관심을 가진 이 PD가 집중적으로 부정선거를 조사해 제작한 영화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선거조작의 전모를 밝히겠다고 말하며 6·3 대선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그는 “6·3 대선에서 부정선거를 못 막으면 지고 부정선거를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하며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를 ‘63일 부정선거 확신한다!’로 정하기도 했다.


대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점에서 비상계엄으로 대한민국을 혼란 속으로 밀어넣은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이슈를 다룬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대한민국 최고 법원에서 부정선거 의혹은 법원 판결로 의혹이 해소되었다고 인정까지 해줬음에도 윤 전 대통령은 멈추지 않고 부정선거를 믿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잘못된 믿음으로 대한민국에 엄청난 해를 끼친 장본인이 아직도 그 믿음을 버리지 못하고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미래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이 선거로 표현되는 시점에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