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도 국내산→태국산 닭 전환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원산지 변경과 중량 감소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소비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 과거 논란까지 재조명되면서 업계 3위도 어렵지 않느냐는 쓴소리가 나왔다.

12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전날부터 순살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대폭 줄였다. 새롭게 선보인 신메뉴 10종의 경우 처음부터 500g으로 출시했다.

교촌 마라레드순살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마라레드순살 [사진=교촌에프앤비]

이번 조치로 교촌치킨은 가격은 올리지 않았으나 명백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이나 크기, 품질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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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식품 업계의 질소 과자, 휴대폰 제조사 묶음 번들에서 충전기 빼기 등 수법이 있다. 이런 슈링크플레이션은 그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어 소비자 불만만 쌓이다가 지난해 8월 과태료 부과 등 규제안이 뒤늦게 마련됐다.

교촌치킨의 이번 이슈에 업계도 놀란 눈치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충분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징계받을 만한 사안이다”고 전했다.

교촌이 비판을 받는 부분은 더 있다. 그간 순살 제품에 사용하던 닭다리살에 닭가슴살을 혼합 사용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닭가슴살은 식감이 퍽퍽해 소비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치킨 프랜차이즈 순살 제품에 잘 쓰지 않는다.

이미 교촌치킨은 지난 7월 일부 메뉴의 국산 닭을 태국산 닭으로 바꾸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교촌치킨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현상은 모두 수익과 관련됐다”며 “계속 증가하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연히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은 내버려 두고 중량을 줄이는 것이 더욱 괘씸하다”, “꼼수 인상이다”, “장사 못하게 해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교촌치킨 반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교촌치킨 반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상황이 악화되면서 최초의 배달비 인상 등 과거 일까지 거론됐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 2000원을 받으면서 대다수 프랜차이즈가 이를 따라했다. 심지어 지난 2022년 배달비를 무려 4000원까지 올려 지탄을 받았다.

소비자 민심이 중요한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이번 논란은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과거 치킨 프랜차이즈 1위였던 교촌치킨이 가격 인상, 배달비 도입 등의 영향으로 BHC, BBQ에 밀려 3위까지 추락한 만큼, 이번 이슈로 3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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