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요인으로 공급 부족...업체들, 국내산 닭 사용 방침 고수

국내 치킨 업계가 난리가 났다. 지난달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벌어진 순살치킨 재고가 부족 사태가 점차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순살치킨이 인기 메뉴로 등극한 터라 업주는 물론 소비자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순살치킨으로 유명한 굽네치킨은 일부 매장에서 순살치킨이 사라져 소비자들이 혼선을 빚었다. 이러한 기현상은 교촌치킨 일부 매장에서도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프랜차이즈 모두 본사로부터 순살치킨을 공급받지 못해서 이번 상황을 겪었다. 사실 지난겨울부터 예고된 사태다. 당시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은 “본사로부터 순살치킨 주재료(닭다리 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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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허니순살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허니순살 [사진=교촌에프앤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순살치킨에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 이상기온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육계 수급이 불안정해져 공급량이 줄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최근 치킨 시장은 육계 수급 불안정으로 부분육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조류 독감 발생에 따른 도계량 감소, 계육업체의 닭가슴살 재고 누적, 영남지역 산불로 인한 양계장 피해, 중소 도계장의 폐업 등 여러 이슈가 겹쳐 계육 공급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치킨 업체가 수요를 맞추려고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수입산 닭을 사용할까 우려했다. 주로 치킨 업계에서 수입 닭은 브라질산을 의미한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닭고기 생산국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사룟값 등으로 닭고기 생산비용이 낮아 그만큼 값싸게 수입되고 있다. 더욱이 닭의 덩치가 커 고기의 양이 많다는 장점도 있다.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은 국내산 닭고기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서 절반가량 저렴하다. 맛이나 질감은 국내산 닭보다 떨어진다는 게 소비자들 평가다.

브라질 닭 [사진=픽사베이]
브라질 닭 [사진=픽사베이]

소비자들이 대체로 국내산을 선호하기에 브라질 닭을 사용하는 업체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지코바치킨이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고 광고하다 일부 점포에서 브라질 닭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됐다. 업체는 적반하장 식으로 앞으로 전 점포에서 브라질 닭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해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해 BHC가 순살치킨에 수입산 닭을 사용하고 가격을 올렸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다시 국산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최근 뜨거운 감자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국내산 닭을 사용한다고 했다가 브라질 닭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순살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일단 대다수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은 국내산 닭을 계속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업계는 순살치킨 부족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면서도 정상화 시기를 짧게 보지는 않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수급 문제는 다양한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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