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실상 한일령 내려

최근 중국과 일본이 엄청난 외교 갈등을 빚으면서 경제, 문화 분야에서도 서로를 저격하느라 바쁘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집중됐다.

현재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1972년 수교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영토, 경제, 문화 모든 분야에서 서로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

양국 사이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불과 지난달 말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막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날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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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상황이 변했다.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 오사카 중국 총영사 쉐젠은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들이민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에 양국 외교 관계는 파탄 지경 직전까지 갔다.

중국은 이에 더해 일본 여행·유학 자제 권고령을 내렸다. 일본 영화 상영을 연기하며 사실상 한일령(限日令)을 발령했다. 과거 사드 배치 논란으로 인해 한국에 한한령을 내린 것과 비슷한 조치다. 

중국에서 내달 6일 개봉 예정이던 짱구 극장판 [사진=바이두]
중국에서 내달 6일 개봉 예정이던 짱구 극장판 [사진=바이두]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APEC에서 합의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조치 역시 보름 만에 금지했다. 최근에는 희토류 수출 규제 강화 검토도 들어갔다.

사태 악화를 막고자 중국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 국장을 중국 외교부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내려다 보는 사진과 영상이 중국 국영방송 CCTV가 의도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타국의 우려도 커졌다.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우),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국장(좌) [사진=중국 위위안탄톈(玉渊谭天) 캡처]
류진쑹 중국 외교부 국장(우),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국장(좌) [사진=중국 위위안탄톈(玉渊谭天) 캡처]

특히 지리적으로 중간에 낀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중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양국 여행을 계획하던 여행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목적지를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경우 최근 무비자 입국이 시행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느는 추세인데 일본 여행 상품이 취소되면서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중국인 여행객이 늘면 면세점 등 우리 유통가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간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과 일본 모두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외교전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최근 갑자기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한국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에 한국과 일본의 논란거리를 일부러 부추겨 이간질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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