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 “상황 예의주시 중”

SPC삼립에서 발생한 공장 노동자 사망사고로 크보(KBO)빵 생산이 중단되자 동봉된 프로야구 선수 띠부씰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그마저 더는 구할 수 없게 되자 일부 야구팬들은 롯데웰푸드에 도움을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9일 발생한 SPC삼립 빵 공장 사망사고 후폭풍이 크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맘스터치, 롯데리아, 버거킹 등 SPC에서 빵을 공급받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수차례 반복된 사망사고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다시금 불매운동까지 거론됐다.

불똥은 야구판에도 번졌다.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 3월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베이커리 제품 크보빵을 출시했다. 여기에는 선수와 구단 마스코드 등 띠부씰이 동봉돼 출시 전부터 야구팬들이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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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보빵 띠부씰 [사진=뉴스워커]
크보빵 띠부씰 [사진=뉴스워커]

크보빵은 예상대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3일 만에 100만 봉, 4월에는 누적 1000만 봉이 팔렸다. 심지어 선수 띠부씰을 매매한다는 글로 중고거래 플랫폼이 도배됐다. 기세를 몰아 SPC삼립과 KBO는 지난 5월 크보빵 2탄까지 출시했다. 

그러나 사망사고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피 묻은 빵을 구매하기 싫다는 야구팬들의 거센 요구에 KBO는 SPC삼립과 협업한 크보빵 생산중단에 나섰다. 이어 최근 계약종료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삼립 역시 지난 29일 낸 후속조치 발표문에서 “KBO와 협의해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강화 활동과 신뢰 회복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근 불매운동 조짐이 거세지자 생산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띠부씰이 앞으로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SPC삼립이 더 이상 크보빵을 생산하지 않기로 하면서 현재 KBO와 협업해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롯데웰푸드만 남았다.

롯데웰푸드는 모기업이 같은 롯데자이언츠 구단만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크보빵 출시 초기에도 SPC삼립이 만든 제품에 롯데자이언츠를 제외한 9개 구단만 참여했다. 이를 두고 계열사 중 롯데웰푸드가 있는 만큼 경쟁사 SPC삼립에 롯데 관련 IP를 주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롯데웰푸드는 SPC삼립보다 두 달 가까이 늦게 롯데 계열사 세븐일레븐을 통해 롯데자이언츠 PB상품을 출시했다. 롯데자이언츠 선수와 마스코트 등으로 구성된 120종의 띠부씰이 동봉됐다. 

롯데 자이언츠 PB 상품 [사진=세븐일레븐]
롯데 자이언츠 PB 상품 [사진=세븐일레븐]

야구에 진심인 롯데자이언츠 팬들은 그간 쌓인 소외감을 풀기라도 하듯 무섭게 지갑을 열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롯데자이언츠 관련 전상품 전국점포 도입(5월 14일) 이후 월말까지 100만개 넘게 판매됐다”고 밝혔다.

더는 SPC삼립 크보빵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일부 야구팬들은 롯데에서 다른 구단 띠부씰도 만들어주면 안 되냐고 바랐다. 이러한 목소리에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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